공연

연극 ‘즐거운 복희’
[이번주 HOT 문화현장] 연극 '즐거운 복희' 등

어느 한적한 펜션 마을을 배경으로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가 인간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린다. 탄탄하고 밀도 높은 대본과 섬세하고 치밀한 연출, 캐릭터를 잘 살려낸 열연 등이 어우러진 수작이다. 60대 이호성과 이인철의 관록 있고 안정감 있는 연기가 무대를 한층 빛낸다. 오는 21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
[이번주 HOT 문화현장] 연극 '즐거운 복희' 등

국립극단이 올가을 선보이는 ‘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의 첫 작품. ‘만파식적 설화’를 바탕으로 권력과 탐욕의 비정한 본성을 보여주려 하지만 어설픈 현실 풍자와 겉도는 연기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설득력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는 지난해 국립극단 제작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낸 ‘아리스토파네스 3부작’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오는 21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시

물질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번주 HOT 문화현장] 연극 '즐거운 복희' 등

‘한국 현대조각의 대가’ 심문섭 씨(71)에게 조각은 재료의 예술이자 물질의 예술이다. 단순한 형태를 통해 재료 본연의 모습을 제기하면서 ‘물질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가 평생 자신의 조각 작업을 ‘물질의 하모니’로 정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급적 작가 개인 이야기를 줄이고 물질에 대한 스토리를 다양하게 풀어낸 목조각 20여점과 통영 앞바다를 그린 회화 10여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 (02)2287-3515

돋아난 우주

우주의 존재와 흐름을 추상화로 보여주는 이색적인 전시회다. 일본 도쿄예술대 대학원에서 벽화를 공부한 이정은 씨는 그동안 우주의 모든 존재의 생성, 변화, 소멸 과정을 화면에 담아왔다. 초기에는 전통 한지에 우주의 존재를 파란색으로 묘사했지만 최근 들어 붉은색을 많이 활용해 블루와 레드가 교차하는 작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나간 존재의 흔적이 아니라 돋아나는 미래의 존재를 빨간색으로 묘사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오는 30일까지, 경기 파주시 아트팩토리. (031)957-1054


영화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

[이번주 HOT 문화현장] 연극 '즐거운 복희' 등
다크히어로(어둠의 영웅)들이 빚어내는 치정과 애욕의 범죄 영화. 도박판 두목에 대적하는 겁 없는 이방인, 재벌 남편의 재산을 차지하려고 옛 애인을 끌어들이는 악녀, 자신의 후견인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를 시도하는 스트립 댄서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진다. 미국 그래픽노블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에 재현한 듯 독특한 영상미가 볼거리이지만 줄거리가 리얼리티와는 동떨어져 흡인력이 떨어진다. 에바 그린, 조셉 고든 래빗, 제시카 알바, 미키 루크 등이 출연했다. 프랭크 밀러 감독.

김경갑/유재혁/송태형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