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포괄 논의…1차는 북측, 2차는 우리가 제안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가 사실상 주도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은 새로 생겨난 형태의 남북 간 협의 채널로 볼 수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2월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자면서 청와대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고 우리측이 수용함에 따라 지난 2월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이 처음 개최됐다.

과거 남북 간 고위 협의 채널로는 우리측 통일부 장관과 북측 내각 참사가 수석대표로 나서는 장관급 회담이 주로 활용됐다.

지난 2월 고위급 접촉은 남북 모두 새해를 맞아 관계 개선의 큰 방향을 제시한 가운데 성사됐다.

우리측에서는 차관급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나섰고 북측에서는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국방위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나왔다.

남북은 당시 두차례 열린 접촉에서 ▲ 남북관계 개선 ▲ 상호 비방·중상 중단 ▲ 이산가족 상봉 진행 등 3개 사항에 합의했다.

양측은 또 추후 서로 편리한 시기에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나 북한이 2월 시작된 키리졸브(KR)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반발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연초의 대화 분위기가 끊어지고 남북관계는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측이 11일 2월 고위급 접촉을 이어간다는 뜻에서 북측에 '2차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제의함에 따라 향후 남북 간에 고위급 접촉 채널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