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포트폴리오에서 조선주 비중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등 일부 종목은 종목형 주식연계증권(ELS) 손실구간 진입에 따른 투매물량까지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미포조선은 6일 5.67% 하락한 11만6500원에 장을 마감, 1년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중공업(-3.70%), 두산중공업(-3.85%)도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가가 빠졌다. 삼성중공업(-5.36%), 대우조선해양(-3.57%)도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큰손’이 개별 종목이 아닌 조선 업종 전체를 팔았다고 보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꼬이면서 조선주가 장기간 하락했던 2012년과 주가 흐름이 유사하다”며 “신규 수주 물량이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기 전까지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형 ELS도 조선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들은 ELS를 설정할 때 투자받은 자금의 절반 이상을 해당 주식 현물을 사는 데 쓴다. ELS가 손실구간(계약시점 주가의 55~60% 선)에 진입하면 이 주식들을 한꺼번에 처분하는데 이 물량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ELS 손실구간 진입에 따른 매물이 200억원어치 이상에 달한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리 매물로 인한 주가 하락,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종목형 ELS 증가, 새로운 매물 발생에 따른 주가 추가 하락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