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2010년 월드컵 준우승, 하지만 유로2012 전패 탈락
올해에는 함부르크서 굴욕적 경질


한국 축구의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네덜란드) 감독을 보는 시선에는 기대만큼 우려도 많다.

월드컵 준우승을 이뤄 이름값이 비싸지만 최근 처절한 실패를 되풀이한 까닭에 실제로는 저평가를 받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2년 만의 결승으로 견인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네덜란드는 유럽 예선을 전승으로 장식하고 본선 8강에서는 남미의 강호 브라질, 4강에서는 우루과이를 꺾었다.

무적의 패스 축구를 자랑하던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도 연장전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석패했다.

그러나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는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조별예선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네덜란드는 월드컵 준우승국답지 않은 허약한 조직력을 노출했고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지도력은 선수단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까지 이어질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그 길로 사퇴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클럽에서 펼친 활약상도 그의 현재 지도력과 연결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네덜란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를 2001-200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2004-2005시즌부터 2006-2007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 기간에 도르트문트는 계속 분데스리가 중위권을 맴돌았고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세 번째 시즌 중도에 물러났다.

그는 2007-2008시즌 다시 페예노르트 감독으로 부임해 자신의 두 번째 타이틀인 네덜란드축구협회컵 우승을 차지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유로2012의 부진을 뒤로하고 2013년 독일 함부르크를 맡았다.

하지만 지도력을 재입증하는 데는 실패했다.

함부르크는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이다가 올해 1∼2월에 무려 5경기 연속으로 3골 이상씩을 얻어맞고 패배했다.

사상 첫 강등의 위기에 몰린 함부르크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경질했다.

함부르크는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끌려갔다가 겨우 이겨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후 첫 강등을 면했다.

6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은 새 사령탑 후보와의 협상을 위해 전날 출국했다.

협회 관계자는 우선 협상자가 판 마르베이크 감독임을 부인하지 않으며 이 위원장이 현지에서 계약에 합의한 뒤 귀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월드컵 예선 경험, 월드컵 16강 이상 성적, 클럽 지휘 경력, 대륙별대회 경험, 영어 구사 등 기술위가 세운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지도자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