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집값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군도 중요하지만 단지와 학교가 얼마나 가까우냐에 따라서도 집값이 달라진다. 재개발·재건축단지 조합원이나 새 아파트 입주민들이 학교 유치를 ‘숙원 사업’으로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 유치 여부 따라 울고 웃고
4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금호동 15재개발구역 안에 2017년까지 (가칭)‘금호고교’가 들어선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근처에 있는 이 구역은 대림산업이 1330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지역이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17년 3월로 금호고 개교 시기와 비슷하다.
주민들은 ‘숙원 사업을 이뤘다’며 반기고 있다. 지성국 금호15재개발구역 조합장은 “5월 교육청 심의에 앞서 3~4월 금호동 및 옥수동 지역 주민들에게 고교 유치 탄원서 1만2000장을 받았다”며 “단지 안에 학교가 들어서기 때문에 자가입주율이 높아지고 단지 가치도 많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 유치가 늦어지거나 인근에 학교가 없어 불만인 단지도 있다. 서울 전농동 전농7구역 ‘래미안크레시티’는 입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고교 부지가 공터로 남아있다.
동대문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자립형 사립학교가 들어올 부지였는데 교육정책이 바뀌어 학교 설립이 무산됐다”며 “현재 명문 사립고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정확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11월에 분양하는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의 ‘경희궁자이’는 하반기 강북권 최대 관심단지 중 하나다. 하지만 단지 가까운 곳에 마땅한 초등학교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단지 근처에 금화초등학교가 있지만 서대문구 관할 지역이어서 종로구인 경희궁자이 입주민은 배정받을 수 없다.
인근 A공인 대표는 “도심 한복판이라 사전 문의는 많은데 문의자의 상당수가 초등학교 문제 때문에 청약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타운, 학군 선호도 상승 기대
뉴타운·재개발 등으로 노후 주택지역이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 중산층 유입으로 학군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대표적인 곳이 마포·공덕·아현동 일대다. 도심 생활권이라 출퇴근이 편해 직장인이나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이 지역의 약점은 학군이었다. 자녀가 자라면 강남지역이나 목동, 성남 분당신도시 등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가구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아현뉴타운, 북아현뉴타운 등에서 아파트 공급이 쏟아져 장기적으로 학군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학군이 좋아지면 아이가 자라도 굳이 강남으로 이사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현동 파랑새공인 정덕호 대표는 “인근 고교 대입진학 성적 순위를 문서로 만들어 들고다니며 집을 보는 고객도 있다”며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학군이 좋아지면 앞으로 이곳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