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승무원, 두 차례 사고 때 근무 바꿔 목숨 건져…동료 남편은 사망

최소 2명의 말레이시아항공 승무원이 근무를 바꿔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17일(현지시간) 일어난 격추 참사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말레이시아항공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은 항로가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MH17편 탑승을 거부하고 다른 근무로 바꿔 사고를 피했다고 20일 전했다.

특히 일부 승무원은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와 전투기가 각각 지난 14일과 16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에 격추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를 지나는 비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메일은 말레이시아 항공 소식통을 인용해 덧붙였다.

또 탄 비 적이라는 이름의 한 승무원은 이번뿐 아니라 지난 3월 같은 말레이시아항송 소속 MH370편이 실종됐을 때도 탑승 직전 근무를 옮겨 사고를 피했다.

그가 이번에 근무를 바꾼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승무원인 그의 남편 산지드 싱은 반대로 다른 동료와 근무를 바꿔 MH17편에 올라 이번 격추 참사를 당했다.

말레이시아항공 대변인은 "대다수 항공사 승무원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일상적으로 근무를 바꾼다"며 "개별 승무원의 근무 패턴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 내 소식통은 조종사들이 안전을 우려해 말레이시아 관제사들과 상의했었고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도 비공식적으로 접촉했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영국 브리티시항공,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등 다른 항공사들은 20여분이 더 소요되지만 우크라이나 분쟁지역 상공을 피해 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항공은 왜 항로를 변경하지 않았는지 설명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지적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항공 대변인은 "어떤 승무원도 우크라이나 상공 비행에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다른 항공사처럼 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안전 항로로 인정한 지역을 비행했다"며 승무원들의 우려를 무시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