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출근하기 싫은 당신, 직장인 사춘기?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직장인이 앞날에 대한 보장 없이 기계처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며 슬럼프에 빠지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뜻한다. ‘만성 불안’까진 아니더라도 직장 내 갈등이나 성과에 대한 압박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험은 누구나 흔하게 겪는다. 직장인뿐 아니다. 일하고 살면서 불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다. 수시로 타인과 비교하고 또 비교당하며 살아가면서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가 많다.

도시건축가인 김진애 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 대표는 《한 번은 독해져라》에서 일하면서 생기는 괴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이 자란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를 괴로움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괴로움을 받아들이고, 다스리는 능력을 조금씩 더 키워 나간다는 의미”라며 이런 능력을 키우는 데 자신이 지금껏 찾아온 해법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빠져봤음 직한 괴로운 심리 상태를 10가지 상황으로 제시한다. 도망치고 싶을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슬럼프에 깊이 빠졌을 때,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콤플렉스에 시달릴 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 인정받고 싶을 때, 자신이 하찮게 느껴질 때, 외로울 때, 깊은 슬픔이 느껴질 때 등이다.

저자는 실제 강의를 하는 것처럼 각각의 상황에서 “세심하고 대범하게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자기 단련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방법, 스트레스를 대하는 현명한 방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12가지 질문,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돌리는 법 등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충고와 현실적인 조언을 관통하는 핵심은 ‘스스로 한 번은 독해져 보라’는 것이다. 여기서 ‘독해진다’는 ‘자신을 얽어매려는 모든 것들과의 사슬을 한 번 끊어본다는 것, 그리고 오직 자신에게 충실하다’는 의미다. 저자는 “잘 쓰면 독(毒)은 약(藥)이 된다”며 “타이밍과 내용을 잘 선택해 좋은 약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잘 독해져 보자”고 말한다.

건축가, 도시계획가, 정치인, 공부예찬론자 등 많은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온 저자의 경험과 사색에서 우러나온 ‘인생 강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