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서 4층으로 리모델링한 이태원 아웃백 건물.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2층서 4층으로 리모델링한 이태원 아웃백 건물.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서울 이태원 해밀턴호텔과 맞은편에 있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건물은 현재 2층에서 4층으로 증축하는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1~2층에는 유명 법인 브랜드가 들어오고 3~4층은 아웃백이 다시 입점할 예정이다. 이태원 중심부 도로변에 있는 이 건물은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 월 임대료 수입이 1억80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의 ‘부동산필드아카데미’에 참석한 투자자 30여명과 함께 둘러본 이태원 일대는 건물 리모델링이 한창이었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중 하나로 부상한 이태원동 일대는 건물 외관이 달라지는 건 물론 입점 업종도 커피전문점 등 대형 식음료 프랜차이즈로 바뀌고 있다.

○건물도 업종도 ‘리모델링’

이태원동 일대는 요즘 서울 시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상권으로 꼽힌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작한 상권은 한강진역 블루스퀘어에서 제일기획까지 이어지는 ‘꼼데가르송길’, 해밀턴호텔 뒤편의 ‘외국음식점거리’, 국군재정관리단(경리단)~그랜드하얏트호텔 구간의 ‘경리단길’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상권 확장과 함께 건물 리모델링 작업이 활발하다. 이태원역 3번출구 코너에 있는 국전스튜디오 건물은 지난해 말 31억원(3.3㎡당 1억1200만원)에 주인이 바뀐 뒤 맥주전문점으로 변신 중이다. GS주유소(이태원동 126의 3) 일대는 지하 1층~지상 7층, 연면적 4290㎡의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건물뿐 아니라 업종도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퓨전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등 대형 식음료점이 주류를 이루고, 유명 의류 브랜드매장이 가세하는 상황이다. 해밀턴호텔 뒤편의 이태원갈비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머핀·커피전문점(머노핀)으로 바뀌었다.

이태원역 대로변의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패스트푸드 전문점 버거킹 건물은 커피스미스 직영점으로 탈바꿈했다. 최성호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팀장은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리거나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있다”며 “개인 세입자보다 임대차 관리가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 자금 밀물…이태원은 리모델링 중
○임대료 껑충…투자 신중론도

개인 자산가가 이태원 일대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최 팀장은 “이태원은 지금 정점”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과 큰손이 이미 건물과 땅을 대거 사들여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설명이다.

제일기획은 2012년 5월 SK주유소 부지(한남동 739의 12)를 191억원(3.3㎡당 1억1900만원)에 사들였다. 올해 준공되면 100% 외부에 임대를 줄 계획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말 한남동 683의 140 일대에 사옥을 신축할 목적으로 155억원(3.3㎡당 1억1200만원)에 매입했다. 현대카드는 한남동 683의 132 일대를 157억원(3.3㎡당 7000만원)에 매입, 인근에 있는 삼성카드의 ‘블루스퀘어’와 비슷한 문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임대료는 최근 3~4년 새 크게 올랐다. 2010년께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20만~50만원 수준이던 꼼데가르송길 점포는 최근 보증금 1억~2억원에 월 임대료 350만~400만원을 호가하며 권리금도 2억원까지 뛰었다.

임대료 급등 속에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이 대거 들어서면 외국인 중심의 관광거리라는 이태원 고유의 특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특한 분위기로 상권을 이끌었던 삼청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도 임대료가 오르고 대형 브랜드 업종만 들어서면서 지금은 인기가 한풀 꺾였다는 지적이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여러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개성있는 소규모 가게와 대형 브랜드 점포가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