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옆에서 말하면 쳐다보고 눈을 맞추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직 완벽한 의식 회복 상태라고 할 순 없지만 병세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8일 브리핑을 열고 이 회장의 병세에 대해 “조금씩 차도를 보이고 있다”며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이 호암상 시상식 등에 대해 말씀드리면 반응도 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의식을 회복한 것인지에 대해 묻자 “그건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반응을 한다는 건 쳐다보고 눈을 맞춘다는 뜻이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의학계는 외부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 회장이 의식의 5단계(각성-기면-혼미-반혼수-혼수) 가운데 최소 반혼수 상태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하루 중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7~8시간 정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실장은 이 회장이 입원한 직후부터 매일 출근 전과 퇴근할 때 삼성서울병원 20층에 있는 이 회장의 병실을 찾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최 실장이 하는 보고는) 업무보고는 아니고 아침저녁으로 문안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빠른 회복을 위해 유명 해외 의료진을 일부 투입했다. 이 팀장은 “삼성병원 의료진만 치료하는 것은 아니고 외국의 실력 있는 의료진으로부터도 조언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밤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근처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