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투쟁' 카드로 회사 압박…사측 "자체소송 결과 따라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을 놓고 충돌이 예상된다.

이들 노조는 현재 "올해 임단협과 함께 통상임금 확대 요구의 결과가 조합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쟁이 불가피하다"며 회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난 3일 임금교섭을 시작한 현대차 노조는 임금 기본급 대비 8.16%(15만9천614원) 인상,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은 금속노조의 공동요구안이어서 올해 국내 노동계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18일 "올해는 통상임금 확대라는 조합원 여망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소식지를 통해 "장시간 저임금 구조의 문제를 해소하고, 고정급을 올려 자본의 논리로 왜곡된 분배 부당성을 4만7천 조합원의 힘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앞서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 "통상임금 확대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해 협상과정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 등 투쟁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 2009∼2011년 노조 집행부를 이끌면서 '3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을 이룬 이 위원장이 이번에도 파업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현대중공업 노사도 지난 17일 임단협 9차 협상을 진행했다.

현 노조 집행부는 올해 출범 후 처음 나서는 협상에서 강성 노선임을 드러내며 요구안 관철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정병모 노조위원장이 최근 임단협 출정식에서 "(임단협에서) 조합원의 요구에 미치지 못할 경우 중대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노조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노조는 현재 임금 13만2천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 + 추가', 호봉승급분 현재 2만3천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3사 노조 공동요구안으로 '통상임금 확대'안을 내놓고, 이에 대한 교섭을 따로 하자고 요구했다.

노사는 각각 소식지를 통해 통상임금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며 조합원을 설득시키는 등 장외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와 관련해 "대법원이 이미 다른 회사 노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통상임금 판단을 내린 만큼 당장이라도 이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회사 측은 "대법원 판결은 다른 회사의 건이기 때문에 현대차와 현대중에 적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도 임금 체계에 따른 통상임금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 때문에 울산의 자동차·조선 양대 기업 노조가 올해 파업의 불씨를 지필지 주목된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