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半)사기…가스거래 감시하겠다" 반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서 구입한 가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역수출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가스수입업체 나프토가스의 최고경영자(CEO) 안드리 코볼레프는 "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의 지하 가스 저장시설에 넣을 가스 구입을 고려해달라고 유럽 가스회사들에 처음으로 공식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볼레프 CEO는 유럽 가스회사들이 제시한 가격이 러시아의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할인가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에 대비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국가가 우크라이나로 가스를 역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러시아는 역수출 방식에 가담하는 유럽 가스회사들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반발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CEO는 "가스를 유럽에 판 것인데 우크라이나에서 유럽 소비자용 가스를 마음대로 쓰는 것이고 이것은 반(半)사기"라면서 유럽과 우크라이나 간 가스 거래를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판매된 러시아 가스를 빼돌릴 경우 가스수출 경로를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노박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체납대금을 갚지 않으면 추가 가스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EU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벌인 가스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유럽은 소비 가스의 39%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로 이어지는 가스관으로 수송된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