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미국 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루이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톡턴시뷰골프장(파71·615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16언더파 197타로 2위 크리스티나 김(미국)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2012년에 이어 2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되찾은 루이스는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를 받았다.

○1년2개월 만에 ‘골프 여제’ 복귀

59주 만에…박인비, '골프 女帝' 내줬다
루이스는 이번 우승으로 최근 5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킨 박인비(26·KB금융그룹·사진)를 밀어내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3월18일부터 4월14일까지 4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가 박인비에게 자리를 내준 뒤 1년2개월 만에 ‘골프 여제’로 복귀했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루이스는 전반을 마치고 4타 차로 달아나며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크리스티나 김이 9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로 추격에 나섰지만 루이스는 10, 11번홀 연속 버디로 응수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척추교정기를 끼다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은 사연이 잘 알려진 선수다. 루이스는 시즌 상금 110만2756달러로 가장 먼저 100만달러를 돌파하며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고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숙적’이 된 박인비와 루이스

< 女帝의 귀환 > 스테이시 루이스가 2일 미국 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이 끝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 女帝의 귀환 > 스테이시 루이스가 2일 미국 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이 끝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인비와 루이스는 LPGA투어에서 최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해 4월 루이스를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오른 뒤 59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루이스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박인비의 메이저대회 4연승을 가로막은 데 이어 박인비에게 넘겨줬던 ‘넘버 원’ 자리까지 되찾으며 이를 앙갚음했다. 루이스는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에 오르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합계 7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 이후 1년가량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는 1주만 더 지키면 ‘역대 연속 1위 재임 기간’에서 로레나 오초아(158주)-청야니(109주)에 이어 안니카 소레스탐(60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으나 무산됐다.

박인비는 1위 자리를 내준 뒤 “머리 위에 있던 크고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은 느낌”이라며 “1위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최근 7개 대회서 6승 합작

올 들어 LPGA투어에선 ‘종주국’ 미국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선수들은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8승을 합작했다. 우승 확률이 61.5%에 달한다. 특히 최근 7개 대회에서는 6승을 올려 85.7%의 우승 확률을 보였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최악의 시즌이 우려된다. 주력 선수였던 박인비와 최나연, 유소연이 부진하고 신지애는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6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1승도 건지지 못했다.

미 LPGA투어 홈페이지는 “예전에는 상위권을 태극기가 지배했으나 최근에는 성조기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며 “우승한 미국 선수가 모두 3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어서 미국의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혜지(24)는 합계 9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나연(27·SK텔레콤)은 합계 6언더파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과 공동 13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합계 1언더파 공동 48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