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충남지사 후보에게 듣는다] 정진석 "대덕단지 인근 개발…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대덕연구단지 인근 공주 부여 청양 논산 등지에 ‘한국판 실리콘밸리(씨앤밸리)’를 조성하겠다.”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는 지난 19일 충남 서천의 한 카페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1만여명의 박사급 인력이 모여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작 개발한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별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전은 이미 포화 상태여서 인근 공주역세권을 개발해 벤처단지로 만들면 될 것”이라고 대안을 내놨다. 정 후보는 “가칭으로 충남의 영문명 첫 글자인 ‘C’를 따서 ‘씨앤밸리’라고 이름 지었다”며 “이는 KAIST 교수로부터 직접 얻은 아이디어”라고 소개했다.

정 후보는 또 ‘물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전국 상수도 보급률이 99%에 달하는데 충남은 전국 지자체 중 최하위로 80%가 채 안 되는 곳도 있다”며 “예산에서 한 노인회장을 만났는데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수돗물만 좀 나오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지사가 되면 이 문제부터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이 다소 무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평소 소신”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국회 사무총장을 할 당시에도 국회 이전을 염두에 두고 세종시에 상임위 회의장을 설치했다”며 “단기간 내에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행정도시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고 (세종시 청사와 청와대·국회 분리에 따른) 비효율과 낭비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궁극적으로 (이전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지지율이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뒤지는 데 대해 “대역전극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후보는 “안 후보의 인지도가 높다 보니 초반에는 2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지만 최근 들어 8%포인트 정도로 좁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충남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56.7%)이 대전 등 다른 중부권 지역보다 높았다”며 “박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박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할 도지사로 결국 나를 선택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 후보는 “세종시가 기틀을 잡아 나가고 충청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추진될 향후 4년이 충청권 발전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대통령과 국회, 중앙정부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솔직히 ‘친박근혜’ 도지사와 ‘친노무현’ 도지사 중 누가 낫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안 후보가 이끈 지난 4년간의 도정에 대해 “별로 한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7개 시·도 중 꼴찌했고, 정부 종합행정평가에서도 2년 연속 꼴찌였다”고 했다.

■ 정진석 후보 약력

△1960년 충남 공주 △성동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한국일보 기자 △자유민주연합 대변인 △16~18대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서천=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