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식별 레이더 배치에 7천500만 달러 책정
대기권 재진입 ICBM 식별…올 여름 GBI 요격실험 예정


미국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MD)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전략군사소위가 작성한 '201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H.R. 443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 방어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를 배치하기 위해 7천500만 달러(한화 772억원 상당)의 예산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초기 사업예산으로 3천만 달러를 책정한데 이은 것으로 해당 사업을 본격 확대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장거리 식별레이더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비행 중간단계에서 식별·추적하는 장비로, 이동식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SBX-1(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와 유기적으로 역할분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 레이더는 202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략군사소위는 보고서에서 "태평양 전장으로부터의 본토 위협에 대비해 센서 탐지와 미사일 식별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장거리식별 레이더 배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사일 방어청은 이 같은 장거리 식별레이더 배치 예산을 포함해 올해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내년도 미사일 방어 예산을 13억 달러(한화 1조3천300억원 상당)로 책정했다.

이는 주로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 등에 지상발사 요격 미사일(GBI) 14기를 추가 배치하는 계획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기지에 GBI 30기를 배치해놓은 상태다.

미사일 방어청은 올여름 2세대 외기권 파괴비행체(CE-II EKV·일명 킬 비히클)를 탑재하는 GBI 요격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며, 그 결과에 따라 GBI 배치와 운영계획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방어청은 지난해 7월 태평양 마셜제도 인근에서 발사된 장거리 탄도 미사일 목표물을 향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에서 GBI를 발사, 대기권 밖에서 격추하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미사일 방어청은 또 ▲대기권에서 재진입하는 미사일을 식별하고 파괴하기 위한 본토방어 식별능력 향상(DIHD) 프로그램 ▲일본 교가미사키 항공자위대 기지의 고성능 X밴드 레이더(AN/TPY-2) 배치 ▲외기권 파괴비행체 재설계와 성능 향상에 관련 예산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