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고 일할 능력도 있지만 한 번도 취업하지 못한 이들이 지난해 7만7000명으로 1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그만두고 1년이 넘도록 재취업하지 못한 이들은 39만1000명으로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 비해 10만명 이상 많았다. 이들은 장기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취업애로계층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한 번도 직장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이 2012년 6만7000명에서 지난해 7만7000명으로 1년 새 14.9% 늘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5만1000명)에 비해선 51% 늘어난 수치로 2004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치다.

전 직장을 그만둔 뒤 1년 이상 새 직장을 얻지 못한 이들은 지난해 기준 39만1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8만7000명보다 10만4000명 많은 규모다. 이 같은 장기 미취업자는 2011년 45만9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점차 줄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고 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관과 기업이 인턴과 일자리 나누기 정책으로 이들의 취업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 미취업자의 절반 이상(51%)은 구직활동을 단념한 ‘실망실업자’로 추산됐다. 1년 이상 재취업하지 못한 사람 중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은 20만1000명으로 구직활동을 계속한 이들(19만1000명)보다 많았다. 실망실업자는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지만 조사기간 중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다.

실업 상태가 길어질수록 실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직무 기술과 지식이 퇴보해 취업 경쟁력이 떨어져서다. 김 연구위원은 “현장 실무 중심의 취업훈련으로 직무 능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