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 때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경DB
유통업체들이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 때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경DB
롯데면세점은 지난주부터 중국인 우수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에서 1만달러어치 이상 구매한 ‘큰손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대상이다. 노동절 연휴 기간(4월30일~5월4일) 중 한국에 오면 할인 혜택은 물론 호텔 숙박권과 가이드, 차량까지 무료로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유통업계가 이달 말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4월25일~5월6일)를 앞두고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텔·가이드·차량 다 제공해드립니다" 유통업계 '中 노동절' 유커 잡기 총력전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유커의 한국 여행을 지원하는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에서 1만달러어치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롯데호텔 2박3일 숙박권을 주고 국내 여행을 안내해줄 가이드를 붙여줄 계획이다. 고객이 원할 경우 승용차도 지원한다. 롯데면세점 외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연계해 VIP 유커들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패키지’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순금을 경품으로 주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한국 쇼핑관광 패키지’ 경품 행사를 열 계획이다.

유통업체들이 VIP 유커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저가 해외여행을 규제하는 여행법을 시행한 이후 단체 관광은 줄었지만 개별적으로 한국에 오는 사람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삼수 롯데면세점 중국 판촉팀장은 “개별 여행객은 단체 관광객보다 구매력이 높다”며 “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동절에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1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5.6%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노동절 국내에 오는 유커는 작년보다 30% 이상 증가해 13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엔저와 한·일관계 악화 등으로 감소해왔으나 이번 골든위크를 기점으로 감소세가 주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되면서 해외 쇼핑에 메리트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1.9% 줄었다. 한국관광공사는 그러나 이번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 관광객은 10만명으로 지난해 10만2000명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호텔업계는 이미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노동절과 골든위크 기간 객실 예약이 지난 1월 말 이미 끝났다. 서울 신라호텔도 최근 객실 예약률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유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외에 특급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다. 롯데호텔의 외국인 투숙객 중 유커 비중은 2011년 3.3%에 불과했으나 2012년 7.6%, 2013년 16.5%로 높아졌고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20.8%로 올라갔다.

서울 신라호텔도 올 1분기 유커 투숙객이 2년 전보다 30%가량 늘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