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셋값 폭등과 만성적인 전세 물량 부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 전세가 줄어들고 자가와 월세로 이원화되고 있는 추세가 뚜렷한 만큼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있는 월세 전환율 지표나 월세 가격 공표시스템 등을 명확하게 발표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해양부 아파트(연립, 다세대, 단독, 다가구 제외) 실거래가 기준 전국 전·월세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거래량은 2만9733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9959건, 월세는 9774건으로 나타났다. 전세 거래량 대비 월세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49%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2010년 12월 월세 거래 비율 27%(전세 2만4488건, 월세 6571건)보다 무려 22%포인트 증가한 값이다.

서울의 경우 월세 거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6901건이었으며, 이 중 전세 거래량은 5220건, 월세는 1681건으로 월세 거래 비율은 32%에 불과했지만 3년 전인 2010년 12월 17%(전세 8313건, 월세 1431건)와 비교하면 15%포인트 증가했다.

경기도의 월세 거래는 전세의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등 월세 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작년 12월 경기도 전·월세 거래량 총 8559건 중 전세 거래량은 5655건, 월세 거래량은 2904건으로 전세 거래 대비 월세 거래 비율이 51%를 차지했다. 23%(8087건, 1835건)에 불과했던 2010년 12월보다 29%가 증가한 것.

지방일수록 월세 거래량 비율이 높았다. 오히려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역전하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작년 12월 총 전·월세 거래량 107건 중 전세는 47건이었으며, 월세는 60건으로 전세 거래 대비 월세 거래 비율이 128%를 기록했다. 제주도의 경우, 출장 등에 따른 단기 체류자와 관광객 등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많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남의 경우 월세 거래 비율이 전세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784건 중 전세는 402건, 월세는 382건으로 95%를 차지했지만, 올 1월에는 100%(전세 274건, 월세 275건)를 넘어섰다.
그밖에 전세 거래량 대비 월세 거래량이 높은 지역은 전북 88%, 광주 74%, 강원 72% 등이 뒤를 이었다.

임대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급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셋값 폭등에 따른 전셋값 마련에 대한 부담감뿐만 아니라 시장 장기 침체로 인해 깡통 전세의 문제의 영향도 크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월세 거래의 경우 소득 노출 등의 부담으로 신고되지 않은 건을 감안할 경우 실제로는 월세 거래량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주택 매매방식인 전세 제도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국내 주택시장이 자가와 월세로 이원화 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며 "월세 안정화를 위해 현재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있는 월세 전환율 지표나 월세 가격 공표시스템 등이 명확하게 발표될 수 있게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월세 거래비율 3년간 22%p↑…"자가와 월세로 이원화 추세 뚜렷"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