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분양받을 땐 시행사의 임대수익률 약속만 믿지 말고 주변 호텔의 객실 가동률, 시행사의 신뢰도, 입지, 부대시설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합니다.”

[제주도 분양형 호텔]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위 과장광고 많아 조심해야…소송 이겨도 돈 돌려받기 힘들어"
분양상품의 허위 과장 광고와 관련한 소송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테마상가, 오피스텔, 펜션, 서비스드레지던스 등 한때 인기를 누렸던 분양상품 중 상당수가 임대수익 보장을 내걸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약속을 지킬 만한 능력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분양부터 성공시키고 보자는 차원에서 수익률 약속을 남발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테마상가 분양 붐 때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체 상가분양 광고의 90% 정도가 허위과장 광고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수익보장과 재산가치 과장이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임대수익률 보장 약속은 시간이 지날수록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구두로 수익률을 확언하는 일이 많았다. 서류상으로 약속하면 나중에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그러다가 노골적, 조직적인 수법으로 진화했다. “1억원 투자에 70만원 수익” 등 과감한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명 연예인까지 동원해 자신감 넘치는 약속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분양회사와 상품에 대한 믿음을 가지도록 한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수법마저 통하지 않자 수익률 보장에 대해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약속을 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일정 기간 일정한 수익을 분양회사에서 직접 보장한다”는 식이다. 심지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수익률 보장 각서나 수익증권, 법률사무소 인증서 등의 형태로 약속을 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약정한 수익금을 공신력 있는 금융회사에 예치하는 형태의 마케팅도 나타났다.

최 변호사는 “시행사가 분양을 마친 뒤 잠적해 버리거나 부도나면 각서나 인증서는 휴지조각이 된다”며 “설사 시행사가 돈을 예치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에 의해 압류당할 가능성이 높아 안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은 상품 특성상 기존의 다른 어떤 상품보다 주의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운영을 전문 호텔운영업체에 위탁할 수밖에 없어 수익에 대해 검증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호텔 운영이 부진할 경우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어렵다. 자신이 분양받은 호실만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손해배상 소송을 한다고 하더라도 손실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판례는 손해배상금 지급은 물론 계약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까지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손해배상금액이 분양가의 5% 전후로 적은 사례가 많고, 분양회사가 파산해버리면 집행도 어렵다. 최 변호사는 “돈 많은 자산가보다는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호텔투자를 많이 한다”며 “호텔시장 호황 분위기도 언제든 식을 수 있는 만큼 냉정하게 투자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