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소탈' vs 김황식 '젊게'…TV대결 앞두고 '이미지' 경쟁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이미지 변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개석상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젊은 세대 춤을 따라 추고, 9일 예정된 첫 TV토론 대결을 앞두고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20~30대 표를 얻으려면 이들과 친숙한 모습을 TV 안팎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 의원(62)과 김 전 총리(65)가 젊은 이미지 행보에 적극적인 이유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후보 모두 60대로 경쟁자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58)에 비해 나이가 많다. 특히 정 의원은 부자 이미지, 김 전 총리는 딱딱한 관료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게 각 캠프의 전략이다.

정 의원은 소탈한 이미지로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2주 전부터 거의 모든 행사를 청바지에 캐주얼화 차림으로 다니고 있다. 자신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축구광으로 소문난 정 의원이지만 지난달 29일엔 잠실야구장에서 젊은이들과 야구경기를 관람했고, 30일엔 여의도공원에서 20대들과 길거리 농구도 즐겼다. 31일 정책 비전 발표회에선 머리를 까맣게 물들이고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정 의원이 두 번이나 머리카락을 염색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햄버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캠프사무소 개소식 땐 아이돌그룹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춤’을 따라 췄다. 또 지지자가 그려준 자신의 캐리커처에 ‘황식이 형’이란 이름을 붙여 마스코트처럼 활용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간 첫 TV토론회를 앞둔 8일엔 머리스타일과 안경테를 바꾸는 등 젊게 변화를 줬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 마케팅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박 시장은 20대 지지율이 여권 후보들보다 두 배 가까이 된다”며 “이벤트보다는 청년 일자리나 복지정책 등 체감 공약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