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정상회담]  朴, 지멘스 방문 "한국 투자 늘려달라"…경제 세일즈 행보
독일 국빈방문 사흘째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양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독일의 대표적 기업인 지멘스 공장을 방문하는 등 경제외교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독일 통일 관련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등 통일외교 행보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독일 경제에너지부 등이 공동 주최한 ‘한·독 경제인 오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는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기업인 105명을 포함해 두 나라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비슷한 사람끼리 끌린다’는 독일 속담을 인용하며 “양국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경제성장을 이뤄낸 공통점이 있다. 양국 모두 인적자원과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을 일으켜온 만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더욱 밝은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투자 협력 확대와 관련, 박 대통령은 독일 경제인들에게 한국을 투자대상지로 주목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한국의 투자 장점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중국·일본과의 인접성, 정보통신기술과 인적자원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를린 시내에 있는 지멘스 가스터빈 공장을 찾아 지멘스의 한국 투자 확대 및 해외 공동 진출 등을 요청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지멘스는 통독 과정에서 11개 동독 기업을 인수하고 동독인을 고용하면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통일 후 동·서독 간 경제 통합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기업”이라며 “박 대통령이 지멘스를 방문한 이유 중 하나도 앞으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때 하나의 사례로서 참고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로타어 데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 요하네스 루데비히 전 경제부 차관 등 과거 독일 통일을 이끌어낸 주역들을 만나 통일 경험과 우리의 통일 준비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베를린=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