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려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의 기장이 실종 당일 조종할 정신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말레이시아항공의 한 동료 조종사는 27일 뉴질랜드헤럴드에 추락기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와 관련, 가정 문제로 그의 세계가 파탄의 길에 들어서 있었다며 '마지막 놀이 비행'을 하다가 인도양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동료 조종사는 자하리 기장이 아내와 결별하고 만나는 다른 여성과의 관계도 문제가 생기는 등 심각한 가정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아내로부터 떠나겠다는 얘기를 듣고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같은 상황에서 자하리 기장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세계로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를 몰고 가기로 작심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놀이 비행'에 대해 자하리 기장이 이번 비행을 지금까지는 오로지 시뮬레이터에서만 할 수 있었던 것을 비행기 안에서 직접 하는 기회로 생각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동료 조종사는 또 사고기의 부기장은 조종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었고 다른 승무원들은 모두 조종실에 밖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승객들이나 다른 승무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기의 실종은 자하리 기장의 세계가 파탄나고 있었기 때문에 생겼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는 주변에 있는 조종사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이고 나는 의료 전문가도 아니지만 그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그는 비행할 정신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경찰은 1만8365 비행시간을 가진 베테랑 조종사인 자하리 기장이나 파릭 압둘 하미드 부기장에게서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