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뺨치게 큰 아파트형 공장 쏟아진다
‘아파트형 공장’으로 더 잘 알려진 지식산업센터가 대형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넓은 아파트형 공장이 잇따라 분양 중이다. 산책로 등 조경공간과 다양한 내부 지원시설도 갖추는 추세다. 지식산업센터가 경쟁상품인 오피스빌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정보기술(IT) 등 첨단 벤처기업들이 입주,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63빌딩보다 넓은 지식산업센터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연면적 10만㎡가 넘는 지식산업센터 10여개가 분양 중이다. 빌딩업계는 연면적이 6만6100㎡(2만평)를 넘으면 ‘프라임급’, 3만3100(1만평)~6만6100㎡는 ‘A급’으로 분류한다. 연면적 10만㎡ 이상의 지식산업센터는 빌딩으로 치면 프라임급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대우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공급 중인 ‘송도 스마트밸리’의 연면적은 29만1184㎡로 서울 여의도 63빌딩(16만6100㎡)의 1.7배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서울 독산동 코카콜라 물류 부지에 짓는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17만5264㎡)는 지상 26층짜리 트윈 타워로 구성된다. 63빌딩과 맞먹는 이곳은 근린생활시설과 업무지원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서울 문정동에서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도 분양 중이다. 문정동 일대는 54만여㎡의 대지에 공공행정시설, 오피스,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는 미래형 업무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3개동에 연면적 16만1397㎡ 규모의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된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이 걸어서 4분가량 걸린다.

삼성중공업이 경기 용인 흥덕지구에서 공급 중인 ‘흥덕 IT밸리’(21만2733㎡)와 대우건설이 고양 삼송지구 93블록에서 짓고 있는 ‘삼송 테크노밸리’(18만8166㎡)도 초대형 지식산업센터라는 평가다.

63빌딩 뺨치게 큰 아파트형 공장 쏟아진다

○개인 임대제한 폐지 추진

현행법상 지식산업센터는 개인이 임대 목적으로 사무 및 업무공간을 분양받을 수 없다. 편법으로 사업자 등록을 내고 임대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8월 ‘네거티브 규제방식 확대 방안’을 내놓으며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임대제한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피스텔이나 상가처럼 개인이 지식산업센터 공간을 분양받은 뒤 자유롭게 임대를 놓을 수 있다.

입주 기업은 취득세와 재산세를 각각 50%와 37.5% 감면받는다. 인근 오피스빌딩보다 매매가격이 10~15%가량 저렴하다는 게 분양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옥상정원 산책로 등 설치

입주 업체를 위한 지원시설 및 이벤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송도 스마트밸리는 업무환경 개선과 직원 복지 지원 차원에서 내부 문화 광장에서 프로밴드의 록 공연과 7080 통기타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입주 기업들의 제품을 알리기 위한 제품 홍보관을 운영하고 건강관리센터를 설치해 혈당 관리, 체성분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울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에는 주차위치정보 전송 등 첨단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화장실에 고급 비데를 설치했다.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용으로 관리비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흥덕IT밸리는 단지 내 산책로를 마련하고 선큰가든·하늘정원·옥상정원 등 자연 친화적인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삼송테크노밸리는 대부분 호별 출입문 앞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해 물류 하역이 손쉽도록 설계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