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올 들어 일제히 20% 이상 올랐다. 중국 증시가 경기 둔화, 상장사들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차이나는 불 났는데 차이나株는 불 붙었네
코스닥에 상장된 중국 업체 차이나그레이트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3.4% 오른 3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종가가 1600원이었던 이 종목은 두 달여 만에 주가가 109.06% 뛰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 업체가 지난해 11월 수주박람회를 통해 따낸 물량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 수준인 3800억원어치 이상”이라며 “지금 추세대로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이 분석한 이 업체의 2013년 실적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은 4.5배로 11~18배 수준인 국내 패션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다. 18일 종가 기준 이 업체의 시가총액은 3345억원으로 지난해 엇비슷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낸 국내 업체 베이직하우스(4817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적다.

올 들어 주가가 91.73% 오른 건강식품 제조업체 씨케이에이치도 저평가를 이유로 주가가 뛰었다.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국내 업체 내츄럴엔도텍의 4배에 달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내츄럴엔도택의 60% 수준인 3804억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홍콩H(중국 본토 소재 상장사 주가지표)가 올 들어 10% 이상 하락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 상장 중국 법인들이 약진하는 이유를 과도했던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보고 있다.

이상윤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거래정지 사태가 빚어진 중국고섬의 영향으로 국내상장 중국주 전체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중국 업체들이 미국 홍콩 등에 상장해 PER 10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국내 상장 중국법인의 주가 수준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