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손님이 몰리는 음식점엔 이유가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트라우마’는 아직 진행형이다. 베트남펀드 등에서 뼈저린 실패를 맛본 투자자들이 좀체 펀드 투자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 저금리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를 보이는데도 꿈쩍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되레 자금이 빠져나갔다.

변화의 조짐은 있다. 요즘 많이 얘기하는 중(中)위험·중(中)수익 추구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유턴하고 있다. 가치주와 배당주펀드, 롱쇼트펀드로 기대수익률을 낮춘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양도소득세를 물더라도 경기 회복 가능성이 큰 선진국 펀드나 글로벌 소비재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려는 욕구가 투자자들에게서 읽힌다. 아니면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펀드계좌를 활용해 세후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 하나같이 투자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시중 금리보다 높게 가져가려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장기 투자하면 실패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펀드평가업체 자료를 보면 설정 이후 수익률에서 이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결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채권전성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금리 인상에 대비한 투자전략, 주식시장으로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일어날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시장은 아주 신중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등을 단정짓는, 단순화하는 분위기가 많지만 시장은 그렇지 않다. 결국 금리 인상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변화하더라도 의미 있는 인상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지는 않다. 시장 금리보다 조금 더 ‘먹을 수 있는’ 상품 찾기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의 근거다. 이런 점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다시 말해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불거진 이후 자금유입이 가속되고 있는 펀드들로 시야를 좁힐 필요가 있다. 손님이 몰리는 음식점을 찾으면 선택을 후회할 일이 적다는 생활의 지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벌써 3월 중순인 만큼 연초 이후 수익률도 의미있게 따져봐야 할 때다.

장규호 증권부 차장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