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훈풍]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9개월 만에 7억 껑충
주택시장 회복 조짐이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던 ‘초고가 아파트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5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3.3㎡당 매매가격이 5000만원을 웃도는 갤러리아 포레·타워팰리스·현대 아이파크 등 서울시 내 ‘빅3 아파트’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축소 등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완화 발표가 잇따르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주택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주택거래통계사이트인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국내 최고가 아파트 단지인 성수동1가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전용면적 217㎡형(30층)은 지난 1월 43억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작년 4월에는 같은 크기의 8층 가구가 36억원에 팔렸다. 올해 매매된 가구가 30층으로 조망권이 좋은 로열층이란 점을 감안해도, 9개월 만에 7억원이나 높게 팔린 것은 최근의 주택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게 확실하다고 중개업소는 말했다.

갤러리아 포레 전용 195㎡형도 지난달 37억원(42층)에 매각됐다. 작년 6월에는 34억원(29층)에 거래됐다. 이로써 지난해 1, 2월 거래가 한 건도 없었던 갤러리아 포레는 올 들어 세 가구의 집주인이 바뀌었다. 인근 G공인 윤모 대표는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2011년 7월 준공 이후 매매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아파트의 원조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내림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작년 5월 21억원(7층)에 거래된 타워팰리스 1차 전용 174㎡형은 지난 1월 5억원 오른 26억원(12층)에 팔렸다. 전용 244㎡형도 1월 43억7000만원(46층)에 매매돼 작년 5월 42억5000만원(45층)보다 1억원 이상 높게 매매됐다.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도 움직였다. 작년 10월에 21억5000만원(35층)에 팔린 전용 145㎡형의 경우 두 달 후에 22억8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가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탓에 앞으로 기존 초고가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매매가격이 3.3㎡당 3000만~4000만원대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도곡동 ‘렉슬’ 등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세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최근 5년간 수요에 비해 초고가 아파트 공급이 적었다”며 “고액 자산가 수요에 투자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