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규제 풀리고 알짜단지 쏟아진다는데…내집 마련해볼까
주택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올 들어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5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신규 분양 시장도 순위 내 마감하는 등 청약 호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정부의 대책과 전세가격 상승 속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도 움직이고 있어서다. 지난 1월 말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도 7년8개월 만에 가장 적은 5만8000가구대로 줄었다. 그동안 반신반의했던 수요자들이 주택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 시작한 셈이다. 이 참에 내집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정부 규제 완화로 시장 불신 해소

최근 국토교통부는 업무보고에서 재건축 시장 규제 완화의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국토부는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사업 조합원의 소유 주택 수만큼 주택 공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민주택 규모 이하 건설비율 60% 등 최소 제한만 남기고 기타 소형평형(60㎡ 이하) 공급비율 규정도 폐지할 방침이다. 시장 상황에 맞게 규모별 주택 건설 비율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시장 과열기인 2006년 도입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고 시장 자율성도 높인다.

수도권 민간 택지 내 주택의 경우 1년간 전매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나 오는 7월께부터 6개월로 완화한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도 확대한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장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활기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일관되게 규제 완화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시장에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액 전세’에 대한 지원을 축소해 전세입자의 매매 수요 전환도 유도한다. 4월부터 국민주택기금을 이용한 대출 상품인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 보증금 지원 대상을 3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만 주어지던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는 5년 이상 무주택자로 지원 대상을 늘린다.

분양마케팅업체 반더펠트의 호한철 사장은 “정부 정책이 전세 수요의 매매 유도와 월세 지원이라는 투트랙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고액 전세 지원을 축소해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부터 강남 재건축 등 알짜단지 봇물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아파트 2만4000여가구가 나온다. 이 가운데 수도권 물량은 1만여가구, 지방은 1만4000여가구다. 서울이 5000여가구로 수도권 물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서울에서 대규모 재건축 단지와 대형 건설사 브랜드가 많이 나와 관심이다. 고덕동 고덕시영을 재건축한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를 비롯해 논현동 ‘아크로힐스 논현’, 도곡동 ‘도곡동 한라비빌디’, 역삼동 ‘역삼 자이’, 신정동 ‘목동 힐스테이트’ 등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속속 나온다. 분양마케팅업체인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사장은 “이달 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 인기 지역에서 분양이 쏟아져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설사와 조합도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보여 청약시장에 봄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중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3000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나온다. 반도건설 신안 경남기업 등이 이달 분양에 나서 동탄2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동탄1신도시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넘어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에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3.0’은 동탄대로(가칭) 및 문화디자인밸리와 인접해 있고 골프장 리베라CC 조망도 가능하다.

지방에서도 분양이 잇따른다.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용호동에서 지상 69층 4개동에 148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W(더블유)’를 선보인다. 초고층이어서 대부분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광안대교 야경도 바라볼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경북 안동시 인근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에 ‘경북도청신도시 아이파크’를 내놓는다.

신규 분양 단지 청약 호조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가격 반등과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호조로 주택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하순 실시한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청약 결과를 위례신도시발(發) 부동산시장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모델하우스 주위로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까지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전세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월세에 대한 거부감도 있어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도 적지 않다. 게다가 정부가 저리의 모기지 상품을 내놓은 것도 호재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