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다시 얘기할 기회있을 것" 발언 뒤 함구

"다 잘될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기로 합시다"

자성남(59)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28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대사 신임장을 제출한 뒤 유엔본부 앞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6자 회담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대화를 통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자 대사는 "10년 만에 유엔에 다시 근무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라고 묻자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 대사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로 근무한 바 있다.

질문이 계속되자 곁에 있던 북한대표부의 한 서기관은 "이런 식으로 자꾸 물으면 우리 사업에 방해가 된다"며 제지했다.

또 다른 북한 외교관도 "미안하지만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가세했다.

자 대사 일행은 신임장 제출을 마친 뒤 유엔본부 앞에 있는 북한대표부로 향하지 않고 인근 다른 건물 속으로 사라졌다.

자 대사의 부임에 맞춰 일부 한인교포들이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 등을 놓고 북한대표부 앞에서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뉴욕에 몰아닥친 강추위 등의 이유에서인지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당초 유엔 측은 자 대사의 신임장 제출에 쏠린 각국 언론의 관심을 감안해 반 총장이 신임장을 제출받는 행사장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으나 행사 직전 공개 범위가 축소됐다.

사진·영상 기자의 접근만 허용한 것이다.

취재기자들의 접근이 허용되면 쏟아질 수 있는 질문에 부담을 느낀 북한 측이 '접근 제한'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엔 측은 공보실과 경비실 직원들이 나서 자 대사 일행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자 대사는 유엔 주재 공사로 근무하면서 재미동포 이산가족 상봉, 북·미간 교류 등을 성사시켜 주목을 받았다.

유엔 외교가는 자 대사의 부임을 계기로 북·미 접촉 창구인 뉴욕채널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