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총괄셰프 "자연 그대로 숙성한 고기…진한 풍미와 쫀득한 육질 일품이죠"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의 총괄셰프인 박영호 셰프(39)는 “이 레스토랑의 가장 큰 자랑”이라며 고기 저장소를 소개했다. 숙성 기간별로 15덩이의 스테이크가 차례로 놓여 있었다. 박 셰프는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숙성시켜 옛날 정통 스테이크 맛이 난다”고 말했다.

드라이에이징 기법은 고기를 자연 그대로 상태에서 숙성시키는 기법이다. 진공 포장한 뒤 냉장고에 넣어두는 최근의 방식과는 동떨어진 ‘옛날식’이다.

박 셰프는 “과거 저장기술이 없던 때 고기를 동굴 속에 널어 놓고 건조하던 방식을 따온 것”이라며 “겉면은 잘라내서 버려야 할 정도로 마르지만 속살은 쫀득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드라이에이징 방식으로 건조한 스테이크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것은 5년 정도 됐다.

박 셰프는 초기부터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연구에 몰두했다. 박 셰프는 “최적의 숙성 기간을 찾기 위해 매일 스테이크를 먹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1주일, 2주일, 10일, 보름, 3주일, 4주일 등 숙성 기간에 따라 어떤 맛이 나는지 세밀하게 검토하기 위해서였다”고 박 셰프는 설명했다. 그래서 찾아낸 최적 숙성 기간은 3주.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에서는 18~21일 정도 숙성한 고기를 고객에게 내놓는다.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겨자 소스도 박 셰프가 직접 만들었다. 겨자씨를 물에 불린 뒤 양념과 함께 내는 이 소스에 스테이크를 찍어 먹으면 겨자의 매운맛과 함께 날치알처럼 톡톡 터지는 느낌이 나는 독특한 소스다.

박 셰프는 1996년 처음 요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할 때부터 스테이크를 요리했다. 신라호텔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라 컨티넨탈’과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 폰타나’에서 스테이크를 구웠다. 박 셰프는 “소고기 부위별로 최적의 요리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이 적어 선호하지 않는 부위인 목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중이다. 박 셰프는 “목살은 오랫동안 쪄내면 부드러워져서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며 “최상의 상태를 찾아내기 위해 당분간은 목살만 계속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