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에 살고 있는 김 모씨(30세)는 대학교 입학과 함께 대구에서 서울로 상경해 살고 있는 1인 가구다. 그는 "지난 10년간 하숙집 자취방 원룸 등을 전전하고 있지만 신림동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며 "대학 때부터 익숙한데다 주변에 친구들도 많이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요 대학은 교통여건도 좋아서 졸업 후에도 그 지역에 잔류하는 사례가 많아 대학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거주 비중도 높다. 그만큼 대학가는 기본적인 학생 수요가 탄탄해서 주택임대사업이 유망한 지역이라는 얘기다.

9일 임대전문 정보업체인 렌트라이트에 따르면 대학가 원룸 중에서도 강남 오피스타운과 가까운 서울대학교 주변이나 도심권과 인접한 고려대학교, 신촌 일대, 강남과 가까운 건국대학교는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 지역이다.

서울대 주변에서는 신림, 서울대입구, 봉천역 주변이 임대유망지역이다. 대로변과 신림역 상권에는 오피스텔과 신축 도시형생활주택이 있고 안쪽 상업지역에는 고시원, 서울대 주변 주택가에는 다가구, 다세대주택이 밀집되어 있다.

신촌권에는 홍대 주변과 신촌역 주변이다. 신촌역 상권이 홍대 쪽으로 이동하면서 홍대 주변은 직장인, 아티스트까지 선호하는 주거지역으로 부상했다. 임대형식도 입시철, 방학철 특수를 겨냥한 단기임대 상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단독주택이 많았던 연남동, 서교동, 합정동 일대와 노후주택이 많아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대흥동 일대에 임차용 주택들이 분포되어 있다.

고려대학교는 고려대학교와 고대병원 수요가 대표적이다. 임대주택은 경상대, 문과대, 대학원 등이 위치한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주변과 이공계 주변인 안암오거리에서 개운사 일대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임대호수가 30~50호에 달하는 대형 원룸도 많다. 주거지역으로 조용하고, 종로, 을지로 등 도심권까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어서 직장인들 거주 비중도 절반을 차지한다.

건국대학교 주변은 자양동, 화양동 주변에 임대주택이 분포되어 있다. 자양동은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을 이용하면 한강다리만 건너면 10분 이내 강남권 진입이 가능한 지역이다. 화양동도 건국대학교과 세종대학교 학생 수요가 많고 건대먹자골목의 상권까지 겹쳐서 광진구 내에서도 25~35세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최근 건국대학교가 3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학교주변에 거주하던 학생수요는 상당수가 학교 내 기숙사로 이전했다. 빈자리를 젊은 직장인 수요가 채워나가면서 강북권에서 1인가구가 몰리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세대 주변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이종열 이석사 공인 대표(02-714-4959)는 "연세대 신입생들이 송도캠퍼스로 이동하면서 신촌주변에 직장인들이 거주할만한 곳들이 늘었다"며 "노후주택이 많아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곳들도 있는 반면, 신규 오피스텔도 있어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집을 구하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