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발표 기대 무산…영국 중앙銀도 기준금리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신흥시장 금융 불안과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확산했던 부양책 발표 기대를 외면했다.

ECB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했다.

ECB는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0.25% 포인트 내린 후 동결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ECB는 이날 `제로 금리' 상태인 하루짜리 예금금리와 0.75%인 한계대출금리도 제자리로 묶었다.

1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7%로 4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저물가 속 경기 침체 상태인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돼 금리 인상 압박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1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1.3 포인트 상승한 54.0을 기록,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는 등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내달 나오는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지켜보자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는 안정적"이라면서 상당기간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디플리이션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 시장의 금융불안에 대해서도 "유로존 경제에 타격을 줄수 있다"면서도 "시장의 변동성이 장기적인 문제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드라기 총재는 금리를 현행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추가 부양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 지수는 ECB의 금리 발표 직전 1% 이상 급등,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으나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현행 0.5%로 묶고, 자산매입 규모를 3천750억 파운드로 유지하기로 했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