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벤치 클리어링을 부른 마이크 피아자 (46)의 부러진 방망이가 경매 사이트에 나왔다.

미국 야후닷컴은 2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사를 담고 있는 배트 조각이 경매 사이트에 나왔다"고 전했다.

피아자의 이름이 새겨진 이 배트는 헤드 부분만 남아 있지만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사건을 품고 있다.

2000년 10월 23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양키스 선발 로저 클레멘스(52)가 1회초 메츠 3번타자 피아자에게 몸쪽 직구를 던졌다.

피아자가 타격을 했고, 배트는 조각났다.

가장 큰 조각이 클레멘스에게 날아갔고, 이를 잡은 클레멘스는 1루쪽으로 천천히 뛰던 피아자 쪽으로 배트 조각을 던졌다.

위협을 느낀 피아자는 클레멘스에게 다가가며 항의했지만 클레멘스는 "파울 라인 밖으로 던진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양팀 선수들이 마운드 근처로 몰려드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난투극이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클레멘스와 피아자 사이에는 앙금이 남았다.

훗날 피아자는 자서전 '롱샷'에서 "클레멘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라데를 배웠다"고 밝혔고, 클레멘스는 "피아자는 발이 느려서 (육상 스타)제시 오웬스의 도움을 받아 달려와야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두 메이저리그 스타의 다툼을 부른 배트 조각은 제프 먼골드 당시 양키스 컨디셔닝 코치가 주워 보관하고 있다가 13년 3개월 만에 세상에 내놨다.

먼골드는 "내 사무실 구석에 놓여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스포츠 기념품으로서 가치가 있겠더라"고 말했다.

25일 4천달러(약 428만원)로 시작한 배트 조각 경매가는 29일 현재 4천780달러(약 512만원)로 올랐다.

경매 사이트 헤리티지 옥션 관계자는 "경매가 종료되는 2월 23일에는 1만 달러(약 1천72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