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달 17~22일 사이에 금강산에서 열자고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통지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북측이 호응한 것을 환영한다”며 “29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열자”고 제안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수용한 지 사흘 만이다. 정부는 행사 준비 기간과 내달 말부터 시작되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감안, 행사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에는 적십자 실무접촉 때 북측에 상봉 날짜를 제시했다.

장소는 북측이 제안한 금강산으로 정했다. 김 대변인은 “상봉 행사에 참여하는 이산가족들이 연로하고 동절기에 행사를 치르는 만큼 난방 문제가 없는 금강산 외금강호텔이 숙소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과거 겨울에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모두 세 차례로 이 가운데 2003년 2월의 6차 상봉 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이번 상봉 행사는 지난해 9월 추석 계기 상봉 행사 때 선정된 100가족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기존대로 총 6일간 2박3일씩 1, 2차로 나눠 금강산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남측 이산가족 96명이 북한에 사는 가족을 1차로 먼저 만나고 북측 이산가족 100명이 2차로 남한에 사는 가족과 상봉한다.

1, 2차 상봉에 참가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은 각각 상봉 전날 강원 속초시 숙소에 집결해 방북 교육을 받고 이튿날 오전 속초를 출발,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이전의 상봉 사례를 볼 때 상봉 첫날에는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단체 상봉을 하고 이튿날에는 개별 상봉, 공동 중식, 야외 상봉, 개별 석식, 마지막 날에는 작별 상봉을 한 뒤 오후 1시 귀환하는 일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