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증권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익 개선세가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점,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4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27%씩 증가한 2375억원, 136억원을 기록했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154억원과 당초 전망치 183억원을 다소 밑돌았다"면서 "몽클레르, 지방시 등 해외브랜드 라인업 강화로 매출성장률이 양호했지만 기대 만큼 이익회복의 강도가 강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당초 예상치 162억원을 소폭 밑돌았지만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별도와 연결 기준 영업이익 차이는 화장품 '비디비치(지분율 78.9%)'의 영업 손실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 발목을 잡은 해외 직접구매 열풍과 병행수입 활성화 가능성 등이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풀이했다. 현 시점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은 사실상 수입명품 부문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행수입으로 인해 향후 가격경쟁이 심화될 경우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고,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불안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최민주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이익가시성이 낮다"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5배 수준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낮아 투자매력이 작다"고 평가했다.

나은채 연구원은 "핵심은 각 사업부의 경쟁력인데 가장 탄탄한 사업영역을 확보한 수입명품 부문은 계약 파기,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결정력 약화 등 수입 유통사업 자체의 한계를 안고 있다"며 "국내 패션이라는 제조 영역에서는 LG패션이나 한섬보다 브랜드력이나 이익 안정성에서 열세"라고 평가했다.

생활용품은 리뉴얼과 품목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시키기는 아직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에 현대증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깎았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춰잡았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목표가를 10만7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오전 11시16분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 거래일보다 3800원(4.54%) 떨어진 7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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