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이승훈, 쇼트트랙 전훈 동행 '승부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위해 전지훈련을 떠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출국길에는 다른 종목의 스케이터도 한 명 동행했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이다.

이승훈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쇼트트랙 대표팀과 함께 프랑스 퐁트 로뮤로 떠났다.

원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5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전지훈련을 벌이다가 소치로 이동할 계획이다.

단거리 대표팀은 2월 4일, 장거리 대표팀은 2월 2일 소치에 입성한다.

그러나 이승훈만은 별개로 프랑스에서 쇼트트랙 대표팀과 일주일간 훈련하다가 이달 29일 헤렌벤으로 움직여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이승훈의 승부수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5,000m 은메달과 10,000m 금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이뤘다.

쇼트트랙으로 다져진 튼튼한 체력과 코너워크에서의 기술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성과였다.

이후로도 이승훈은 꾸준히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며 체력과 코너워크 능력을 다듬어 왔다.

스피드를 앞세워 장거리 빙판을 휩쓰는 네덜란드 선수들과 대등히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이 쇼트트랙인 셈이다.

이런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쇼트트랙 대표팀과의 합동 훈련을 선택한 것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훈 장소인 프랑스 퐁트 로뮤가 해발 1,800m의 고지대라 체력을 기르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당시에도 캐나다 캘거리(해발 1,000m)에서 훈련해 성과를 봤다"면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하다가 지루해질 때 쇼트트랙 훈련을 하면 다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서 '쇼트트랙 예찬론'을 다시 한 번 펴기도 했다.

이승훈은 "대회를 마친 이후를 상상해보지는 않았다"면서 "웃으면서 돌아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영종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