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한국인이 처음으로 총 100만명을 넘어섰다.

14일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기증 희망자로 새로 등록한 사람 16만2명을 포함한 장기기증 희망자 수는 지난해 말 105만3196명이었다. 국민 48명 가운데 1명은 뇌사 상태가 되거나 사망하면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장기 기증 희망자 수는 2004년 10만명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후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해에만 18만5000명 가량이 새로 장기 기증을 약속하기도 했다. 실제 뇌사자의 장기 기증 건수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모두 416명의 뇌사자가 1695명에게 신장, 간, 각막, 심장 등을 나눠줬다. 지난해보다 7명 늘어난 역대 최고 수치로, 10년 전인 2003년 68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

이원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뇌사 기증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8.4명으로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