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재건축' 고덕지구 움직인다
서울지역 최대 저층 주거지역인 강동구 고덕지구(7개단지)의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단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최근 3년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고덕시영 아파트는 당장 내달께 일반분양에 나서고 나머지 단지들도 연내 조합원 이주를 준비하는 등 사업 시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 이주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주변지역 전·월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덕시영 내달 일반분양 채비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덕시영의 경우 내달께 일반을 대상으로 신규 분양에 나선다. 전체 3658가구(전용 59~192㎡) 가운데 1114가구가 일반 분양 몫으로 나온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상위권 2개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데다 입지도 양호한 편이어서 수요자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덕시영은 지난해 11월 관리처분 변경 총회를 마친 데 이어 이주도 끝냈다. 단지 내에 골프연습장 헬스장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입주민 편의시설(1만㎡)이 넉넉하게 들어선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명덕·묘곡초등학교가 단지 옆에 있고, 명일·배재중학교와 한영외고 등도 가깝다.

분양가격은 3.3㎡당 2000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당초 관리처분 총회에서는 2050만원 선에서 결정됐다.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 전용 84㎡형의 매매가격은 6억5000만원(3.3㎡당 1900만원) 선이다. 전용 84㎡를 받을 수 있는 고덕시영 56㎡(대지 지분 71㎡) 조합원분의 매물은 5억5000만~7억원에 나와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 고덕동 실로암공인의 양원규 대표는 “설 연휴가 지난 뒤 분양 일정이 가시화되면 기존 주택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이주 단지도 늘어

고덕주공2~7단지도 재건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말에 대우건설 등과 시공 계약을 맺은 2단지가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조합원 분양 신청을 접수 중이고, 상반기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사업승인 변경 신청을 강동구청에 한 3단지도 내달까지 승인을 마치고 6월쯤 관리처분 총회를 거쳐 이주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공동 시공을 맡기 위해 채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인 4단지는 올해 관리처분 총회를 열 계획이다. 5단지는 설계변경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작년 말 설계변경이 끝난 6단지도 올해 관리처분 총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지구에서 주민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몰릴 경우 전·월세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고덕시영은 이주가 끝나서 주변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겠지만 2단지 등 나머지 단지들이 하반기 이주에 나설 경우 전·월세난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