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아베 정부의 우경화 행보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중국 외교관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리루이여우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주재 중국 총영사는 10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지역신문 '더스콧츠먼' 기고문을 통해 아베 총리가 침략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 전범들의 행태를 은폐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리 총영사는 기고문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2차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의 영적 수단이자 상징"이라며 "이곳은 또한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며 14명의 A급 전범을 영웅으로 기리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아베가 총리 자격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명백히 침략전쟁 전범들의 행태를 눈가림하려는 것"라며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로 이웃 아시아 국가들의 상처에 또다시 소금을 문질렀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샹린 주 브루나이 대사도 11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아베가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뒤집고 전범의 이름을 숨기려고 덧칠을 하는 등 가식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와 파시즘의 영적 성지"라며 "일본 최고 지도자가 그런 장소를 방문했다는 사실은 숱한 전쟁 희생자들에게 상처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전범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당한 평가를 뒤엎으려는 (일본의) 의도를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지내는 등 일본에서 10년간 일했던 정 대사는 "물론 일부 전범과 평화를 사랑하는 다수 일본인들은 다르다.

중일 관계도 지난 40년 동안 크게 발전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역사의 비극은 절대로 잊혀져서는 안되며 정의가 뒤집히는 일이 있어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