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에 매력적 타깃…의료시설도 검증안돼"

미국 정부는 다음 달 개최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현지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국민을 상대로 러시아 여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발령한 러시아 '여행주의보'(Travel Alert)에서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대중 이벤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매력적인 타깃"이라면서 "폭탄 사건, 인질극 등과 같은 테러가 북캅카스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치올림픽 대회장 주위에 경찰 배치가 늘고 보안조치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한 뒤 "미국의 기관이나 시민을 상대로 한 특별한 위협 징후는 없지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무부는 특히 자국민에게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주의를 기울이면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로 여행 갈 때는 친구나 가족, 동료에게 자신의 일정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올림픽을 전후로 일반적인 범죄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현지에서 많은 돈이나 사치품을 들고 다니지 말고, 가능하면 시위나 집회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 "소치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 지역의 의료 능력과 시설이 엄청난 수의 올림픽 방문객들 감당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의 철도 역사에서는 자폭 테러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볼고그라드에서는 이튿날인 30일에도 도심을 운행하던 트롤리 버스에서 또다시 자폭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다.

전문가들은 볼고그라드에서 연이어 발생한 테러가 오는 2월 소치 올림픽 방해를 노린 이슬람 반군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9일 "약 20명의 FBI 요원들이 모스크바에, 10여 명은 소치에 파견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소치 올림픽 보안 문제를 다루는 러시아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고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