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시작으로 30일 취임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까지 올해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이 돋보인 한 해였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내놓은 여성 CEO는 지길순 조광피혁 회장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광피혁의 주가는 올 들어 전날까지 92.42% 급등했다. 조광피혁은 신발, 핸드백, 가구, 자동차시트용 피혁 원단을 제조하는 업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억 원으로 전년보다 48% 급감했다. 올해는 실적 회복에 성공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7억 원보다 203% 급증했다.

조광피혁 다음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여성 CEO 상장사는 울트라건설로 57.95%를 기록했다.강현정 대표가 이끄는 울트라건설은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에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카타르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썼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7억 원 대비 63.27% 증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와 김은선 대표의 보령제약도 각각 52.67%와 42.86% 급등했다. 서지현 대표의 버추얼텍도 6.84% 올랐다.

다른 여성 CEO의 상장사들의 주가는 뒷걸음질쳤다. 게임빌로 경영권을 매각한 박지영 전 대표의 컴투스는 47.73%, 김은선 대표와 자매인 김은정 대표의 보령메디앙스는 42.50%, 최은영 회장의 한진해운은 38.41%, 양윤선 대표의 메디포스트는 21.86%, 박혜린 대표의 옴니시스템은 11.11%, 강성자 대표의 HRS는 1.22% 떨어졌다.

2014년 경영능력을 평가받게 될 여성 CEO는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다. 증권가에서는 매일유업의 내년 상황이 더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은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일유업은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급성장과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비중 증가로 2014년 실적이 올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 이라며 "내년 매출은 12.1% 증가한 1조5640억 원, 영업이익은 34.5% 늘어난 51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밝힌 보유지분 매각계획이 주가를 억누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재부는 현재 기업은행 지분 59.8%를 가지고 있다. 세수 확보를 위해 '50%+1주'를 제외한 지분을 내년에 처분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