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내년 한국증시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가계의 자산배분전략이 필요하다고 30일 분석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올해 한국증시 부진의 원인은 국내 기관의 취약한 자금력"이라며 "이를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국내 가계의 힘만으로 증시를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올해 주가 상승 대부분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기반했다"며 "개인은 미국 이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을 동하면서 국내와 해외 투자 모두 활성화 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기준으로 3분기까지 2070억 달러(한화 약 219조원)를 기록했다. 3분기만 놓고봐도 1282억 달러로 2007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자사주 매입은 발행주식수를 축소, 개별 주식의 가격을 끌어올림으로써 주주들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한편 주당순이익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기업이 나서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정책을 통해 주식시장의 또 다른 수급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이런 활동에 인색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투자 또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제조업의 글로벌화가 투자의 중요한 테마였다면, 이제는 직접 해외 투자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제조업이 환율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만들었듯이 증시도 환율 취약성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의 글로벌화가 진행돼야 한다"며 "가계자산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과 상품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