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상장주식 수가 적거나 거래가 부진한 벽산건설1우선주 등 우선주 13개 종목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예고’ 공시를 하면서 ‘우선주 퇴출 경보’가 발령됐다.

이들 우선주는 올해 말 기준으로 상장주식 수가 2만5000주 미만이거나 하반기 월 평균 거래량이 5000주에 미달할 경우 내년 1월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또 내년 상반기 중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X-mas 에 배달된 우선주 블랙리스트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된 ‘불량 우선주 퇴출제도’에 따라 내년 1월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우선주는 총 13개 종목이다. 한솔아트원제지1(상장주식 수 2만2505주) 벽산건설1(3192주) 사조대림1(3780주) 한신공영1(3572주) 대구백화점1(4282주) 등 우선주 9개 종목은 ‘상장주식 수 2만5000주 미만’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것이 유력하다. 아모레퍼시픽G2(월 평균 거래량 0주) 대한제당3(1788주) 한국유리공업1(3821주) 삼양제넥스1(4859주) 우선주는 ‘반기 월 평균 거래량 5000주 미만’ 요건에 따라 관리종목에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종목 후보 종목 중 ‘월 평균 거래량 5000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우선주들은 증권사에 돈을 주고 호가 제출을 부탁하는 ‘유동성공급(LP)계약’ 체결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제당3 삼양제넥스1 한국유리공업1은 “증권사와 12월 중에 유동성 공급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거래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가 유동성 공급 계약을 체결한 우선주에 대해선 ‘거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남양유업1 등 우선주 8개 종목은 거래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 유력하지만 LP계약을 체결해 관리종목 지정예고를 받지 않았다.

문제는 상장주식 수 요건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선주 9개 종목이다. 현대모비스처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우선주 전량을 자진해서 매입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상장주식 수를 늘리지 않는 한 내년 하반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돼서다. 시장에선 우선주 상장사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신주를 발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정욱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우선주 관리종목 지정 요건이 ‘상장주식 수 5만주’ ‘반기 월 평균 거래량 1만주’로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상장 폐지되는 우선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관리종목 지정이 예고된 일부 우선주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