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예능출연, 영화홍보 효과있나…인지도는 오르지만 절대 흥행으로 연결되는 법은 없어
매주 수많은 영화가 쏟아지는 극장가는 대중의 선택을 많이 받는 영화만 살아남는 치열한 전쟁터다. 이 때문에 개봉을 앞둔 배우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영화를 더 알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동시에 방송가도 분주하다. 배우들이 자신의 영화를 알리기 위해 첫손에 꼽는 게 바로 ‘TV 예능프로’여서다. 영화 홍보와 예능, 떼려야 뗄 수 없는 돈독한 사이다. 영화배우와 TV 예능, 여기에 대중의 기대까지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다.

이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영화의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활동은 끊임없다. 오는 24일 개봉되는 영화 ‘용의자’의 공유가 지난 8일 SBS ‘런닝맨’에 나섰다. ‘용의자 누명탈출 레이스’라는 콘셉트까지 더해졌으니 영화 홍보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온라인에는 관련 기사들로 가득하다. 정우성, 한효주, 황정민, 임창정, 김수현, 탑 등의 스타들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예능에 출연했다.

배우들은 각종 예능에서 자신의 출연작을 알리고, 예능 프로그램은 평소 보기 힘든 스크린 스타를 내세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홍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쏟아내는 솔직한 입담과 몸을 사리지 않는 자세는 안방 시청자들의 눈과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배우와 프로그램의 성향이 딱 맞아떨어질 때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인지도 상승은 확실하다”며 “직접적으로 영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나오는 영화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토크가 많은 예능은 영화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개인사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반면 ‘런닝맨’ ‘개그콘서트’ 같은 예능은 그렇지 않다보니 배우들의 예능 출연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작다. 대신 출연하기가 어렵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재방까지 더해지면 어떤 광고보다도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화 홍보를 위한 배우들의 예능 출연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평소 예능에 나오지 않던 배우들이 영화 홍보만을 위해 등장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색깔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오랜만에 대중과 소통한다는 좋은 의도가 있다 해도 평소 대중과 소통을 소홀히 했던 이들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예능 출연이란 반복적인 패턴을 통해 노골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불편함을 낳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는 예능 겹치기 출연으로 피로감을 안기기도 한다. 올해 이경규는 자신이 연출한 ‘전국노래자랑’ 개봉을 앞두고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하는 스타들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며 “톱스타의 경우 제안이 들어오면 거절하기 힘든 유혹인데 프로그램 전체적인 색깔에 맞는지를 놓고 보면 고민되는 측면도 분명 있다”고 전했다.

예능 무용론도 있다. 기본적으로 영화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것. 예능 출연으로 배우들의 인지도와 호감은 상승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경우 그다지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어떻게든 홍보를 더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출연하지만 영화가 별로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황성운 텐아시아 기자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