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行 택한 신지애…미래에셋, 결별 통보
신지애(25·사진)가 지난 5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던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았다. 결별의 가장 큰 이유는 신지애의 일본 LPGA투어행(行)이다.

신지애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의 이성환 사장은 20일 “신지애가 내년부터 일본 무대를 주무대로 삼아 뛰기로 결심하면서 미래에셋 측으로부터 재계약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새 후원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2009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연 계약금 10억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최대 5억원 등 5년간 총 7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연 15억원은 2003년 박세리가 CJ로부터 받은 연 2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올해 성적 부진도 계약 중단의 주된 원인이 됐다. 2009년 미래에셋과 계약한 뒤 미국 LPGA투어에서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하고 2010년에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몸값을 했으나 2011년 무승에 그치며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등 2승을 올리며 부진에서 탈출한 신지애는 올해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 ‘제2의 전성기’를 노렸으나 이후 ‘톱 10’에 4차례밖에 들지 못하며 상금랭킹 22위에 머물렀다.

그는 올해 일본 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47위를 기록, 상위 60위까지 주는 내년도 풀시드를 획득한 상태다. 일본 투어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리코컵’ 직전까지 상금랭킹 58위로 풀시드가 아슬아슬했으나 이 대회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상금 순위를 47위까지 끌어올렸다.

신지애가 일본 LPGA투어를 택한 배경에는 심리적으로 미국보다 편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대회 이동거리가 짧아 체력적인 부담도 덜한 데다 초밥 등 일본 음식을 좋아해 여러 면에서 맞았다고 한다.

일본 투어에서 3승(LPGA투어와 공동개최한 대회 포함 5승)을 올려 일본 팬들도 많다.

특히 미국 대회 코스가 해마다 길어지면서 ‘단타자’인 신지애로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 대회 코스가 더 맞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그는 올해 미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39.58야드로 12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투어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 LPGA투어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 출전 대회 수(12개)는 채울 계획이다. 신지애 측은 “2016년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세계랭킹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메이저대회 등 큰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애의 현 세계랭킹은 15위로 박인비(1위), 유소연(5위), 최나연(7위), 김인경(10위), 장하나(14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번째다.

신지애와 같은 미래에셋 소속이었던 김세영(20)은 내년부터 3년간 계약을 연장키로 합의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