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회수·임차인 관리 쉬운 상가 없을까?
분양 전에 미리 임차인을 확보해 영업 중인 ‘선임대 후분양’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상가 활성화 정도와 임대수준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투자금 회수나 임차인 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분양되는 선임대 후분양 상가들은 안정적인 임차인을 끌어들이면서 꾸준한 수익률까지 보장해주는 추세다. 그만큼 후분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임차인 관리 쉬운 상가 없을까?
○대형건설사도 ‘선임대 후분양’ 상가 공급

대형건설사들이 직접 분양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공에서 분양까지 책임진다는 얘기다. 건설사들은 상가 활성화와 핵심 점포인 ‘키 테넌트(key tenant)’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상가가 지난달 29일 문을 연 ‘상봉동 이노시티’(사진)다. 현대엠코가 시행, 시공, 분양까지 나서고 있다. 이 상가는 지하 7층~지상 48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인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의 상업시설로 지하 2층~지상 11층에 조성됐다. 올해 초 임차인 계약을 대부분 마치면서 지난 4월부터 선임대 후분양 조건으로 공급 중이다. 2년치 임대료를 선지급하는 조건에 패션쇼핑몰인 ‘엔터식스’가 10년간 임차인으로 보장되면서 계약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총 323개의 점포로 구성된 이 상가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개장일에 15만명이 몰릴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고 상가들이 대부분 차 있다 보니 이후에도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예비 투자자들은 투자할 상가를 직접 볼 수 있고 임대료를 고려한 분양가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리복이 입점한 상가는 전용면적 22㎡로 분양가는 9741만원이다. 보증금은 704만원이고 월임대료는 61만원이다. 대출을 30% 적용하면 월이자를 제외해도 임대 수익률은 연 10.12%가 나온다. 대출이 없다면 임대수익률이 연 8.14%가 된다. 아레나 매장도 1억원 미만의 투자로 연 8%가 넘는 임대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는 포스코건설이 분양 중인 ‘센트럴파크Ⅰ’ 단지 내 상가인 ‘센원몰’과 ‘센트럴파크 Ⅱ’의 상업시설인 ‘센투몰’이 있다. 센원몰에는 BMW, 볼보 및 ANF 피트니트 센터 등 고급 수요층을 유인할 만한 키 테넌트가 입점했다. 현재 입점률이 90%를 넘었으며 대부분 분양이 마감됐다. 후분양 중인 센투몰에는 스타벅스, 카페 네스카페, 앤티앤스프레즐, 나뚜루, 망고식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딸기가 좋아(키즈복합문화공간), 스털링어학원, 컨벤션뷔페 등이 입점했다.

○근린상가도 ‘선임대 후분양’ 추세

이런 분위기는 근린상가로도 번지는 추세다.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하고, 대형 상가는 아니지만 생활편의시설들이 선임대로 들어온 것이 특징이다. 경기 용인시 서천동 코너 상가인 ‘에스비타운’은 1만207가구의 고정 배후수요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 근무직원, 경희대 학생 등 유동인구의 유입이 가능한 입지다. 이 상가에는 현재 홈플러스(자체 분석 하루 고객 1500~2000명), 기업은행, 각종 병원과 삼성에버랜드 상주 임직원 150명이 근무 중이다. 전문횟집(164㎡)이 보증금 3000만원, 월세 210만원에 임대 중이다. 대출 50%를 감안하면 1억5500만원으로 살 수 있다. 수익률은 연 11.36%(세전)이며 분양가는 3.3㎡당 746만원 선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다. 임대 중인 키즈카페는 두 칸 중 한 칸을 최저 실투자금 8500만원으로도 매입할 수 있다. 이때 수익률이 연 11.88%에 달한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 역세권에 위치한 ‘더 스테이트몰’은 선임대가 완료된 일부 상가를 선착순 공급 중이다. 롯데슈퍼(49.31㎡)가 보증금 2690만원, 월세 120만원에 임대 중이며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아도 2억2940만원이면 점포를 구입할 수 있다. 3.3㎡당 따지면 1층이 1718만원 수준이다.

박대원 상가분양연구소장은 “선임대 후분양 상가는 투자금 회수가 빨라 분양과 임대를 동시에 진행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면서도 “물건별로 명확한 계약관계나 상권·입지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