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당(기체+엔진) 가격 8천500만달러 예상"

미국 록히드마틴은 4일(현지시간) 우리나라가 차기 전투기로 F-35A의 구매를 최종적으로 결정해 이를 도입할 경우 유지·보수를 위해 일본이나 미국 본토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의 데이비드 스콧 F-35 국제사업개발 및 고객총괄 담당이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크리스털시티의 전투기모의시현센터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상대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한국의 F-35A 40대 구매가 최종 결정되면 텍사스주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해 완제품으로 수출하게 되지만 유지·보수 등의 정비를 위해 한국 땅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조립 시설이 없어 정비를 일본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한국 내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스콧 이사는 "한국의 F-35 도입 조건을 특정 국가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스라엘이나 일본 또는 F-35 공동 개발국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록히드마틴이 기술 이전 등을 위한 절충교역(오프셋)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절충 교역이란 무기 판매국이 무기 구매국에 기술 이전이나 다른 무기 구입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일종의 조건부 교역이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 한국에 군사 위성 프로그램과 수십만쪽에 달하는 F-35A 기술 관련 문서, 차기 전투기 사업을 지원할 수백명의 전문 인력 파견 등 수조원 상당에 달하는 대가를 절충 교역 형태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국에만 정부 간 거래 형태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일본, 이스라엘 등 F-35를 구매하는 모든 국가와도 같은 형식으로 계약한다고 덧붙였다.

스콧 이사는 대당 도입 가격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이기는 하나 한국이 F-35A를 처음 도입하게 될 2016년에는 현재보다 가격이 내려가고 도입이 마무리되는 2018년에는 이보다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체와 엔진만 포함할 경우 현재는 대당 가격이 1억달러를 넘지만 대량 생산에 따라 오는 2018년에는 8천500만달러(2012회계연도 기준 환산시 7천500만달러) 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실제 도입 가격은 기체·엔진에 관련 장비·부품, 훈련, 유지·보수비 등이 붙어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스콧 이사는 우리나라가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고 나서 상황에 따라 보잉의 F-15SE나 EADS의 유러파이터를 20대 추가로 사들이는 혼합 구매 방식에 대해서는 향후 F-35A 가격이 더 내려가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가 있는데 구태여 4세대 전투기를 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내부 무장창(무기적재공간)이 적용된 F-35A는 공대지 2발과 공대공 2발 등 4발의 미사일밖에 장착하지 못하고 적의 대공 방어 체계가 붕괴된 이후에는 무기를 많이 탑재할 수 있는 비스텔스기가 유리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외부 탑재 능력까지 합치면 다른 전투기에 비해 무장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