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올해 프로축구 챔피언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울산은 1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결승'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1로 져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K리그 최다인 준우승팀(6차례·1988 1991 1998 2002 2003 2011시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울산이다.

시즌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던 울산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준우승 횟수를 한 차례 더 늘렸다.

공격에서 '고공폭격기' 김신욱과 '브라질 특급' 하피냐에게 너무 의존한 것이 결국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울산은 올시즌 총 63점을 넣었다.

이중 김신욱(19골)과 하피냐(11골)가 해결한 것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

이 두 선수가 3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 원정 경기에서 나란히 옐로카드를 받아 포항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울산에 치명타가 됐다.

특히 이들이 받은 옐로카드는 불필요한 반칙으로 받은 것이어서 김호곤 울산 감독과 울산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김신욱은 후반전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 무리하게 몸싸움을 벌이다 카드를 받았고 하피냐는 손으로 공을 건드린 뒤 주심이 휘슬을 불었는데도 슈팅을 시도해 경고를 받았다.

포항전에서 울산은 호베르또에게 하피냐의 역할을 맡겼지만 8월 24일 성남전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경기 감각이 정상이 아니었는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울산은 올시즌 그 어떤 팀보다도 '확실하게 이기는 축구'를 구사했다.

올해 울산 경기에서는 극적인 승부가 많은 서울이나 포항의 이른바 '극장축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강한 수비로 좀처럼 선제 실점하지 않았고 선제골을 넣으면 리드를 놓지 않았다.

상대가 추격을 위해 골문으로 달려들면 발빠른 하피냐를 앞세운 역습으로 배후를 노려 추가점을 뽑았다.

시즌 첫 경기인 대구FC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홈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적이 한번도 없다.

홈경기 승률은 86%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포항전에서는 홈경기인데도 이런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다.

특히 후반 들어 수비에만 몰두한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철퇴축구'에 열광하며 8년만의 우승을 염원한 팬들이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