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K옥션의 ‘전두환 일가 압류 미술품 특별 경매’에 추정가 1억~2억원으로 출품한 오치균의 작품 ‘가을 정류장’.
내달 11일 K옥션의 ‘전두환 일가 압류 미술품 특별 경매’에 추정가 1억~2억원으로 출품한 오치균의 작품 ‘가을 정류장’.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집에 걸려 있던 이대원(1921~2005)의 ‘농원’은 홍익대 총장을 지낸 이 화백이 당시 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이 압류한 이 작품의 낙찰 예상가는 3억~4억원이다.

이 화백의 ‘농원’을 비롯해 김환기 이응노 김종학 오치균 변종하 배병우 안창홍, 영국 작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등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확보한 압류 미술품 605점(추정가 50억~60억원) 가운데 230여점이 1차로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중앙지검이 공동 주관 매각사로 선정한 K옥션과 서울옥션이 내달 11일과 18일 각각 실시하는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다.

국내외 인기 작가 작품과 고서화 도자기 등 고가 작품이 대거 출품되는 이번 경매의 추정가 총액은 40억원. 전직 대통령 일가의 소장품인 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을 거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입찰 결과에 벌써 미술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옥션과 K옥션은 스마트폰 앱으로 경매 미술품을 서핑하고 서면으로 응찰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들 미술품은 경매 절차를 통해 현금화한 뒤 국고로 귀속된다.

◆김환기의 8억원대 작품

조선시대 화첩에 실린 정선의 그림.
조선시대 화첩에 실린 정선의 그림.
K옥션은 내달 1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여는 특별경매에 김환기를 비롯해 이응노 이대원 변종하 김종학 배병우 오치균 등 유명 작가 작품 80점(20억원)을 한꺼번에 내놓는다. 대부분 검증된 작가의 작품인 만큼 미술 경기 회복 후 작품값이 오르고 환금성도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에 도전해볼 만하다.

K옥션은 국내 미술시장의 황제주로 꼽히는 김환기 화백의 유화 작품을 ‘얼굴 상품’으로 내놓았다. 1960년대 중반에 제작된 김환기의 추상화 ‘24-VⅢ-65 서동풍’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색면에 담은 뉴욕 시절 작품으로 추정가는 4억5000만~8억원. 50대 스타화가 오치균의 ‘가을 정류장’(1억~2억원), 문자추상화로 유명한 이응노의 ‘구성’(3500만~5000만원), 변종하의 ‘꽃나무’(2000만~4000만원),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경주’(1500만~4500만원)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나온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압류한 미술품 300여점을 위탁받았다”며 “2차 매각(100여점)은 내달 13~17일 온라인 경매를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뷰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신사동 K옥션 전시장. (02)3479-8888

◆5억~6억원대 조선시대 화첩

서울옥션은 내달 18일 오후 3시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국보급 고미술품을 비롯해 이대원 등 국내외 화가 작품 155점(20억원)을 경매한다.

압류 미술품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18세기와 19세기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두루 담은 16폭짜리 화첩. 전씨 집안에서 오랫동안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 화첩에는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 등 그림 5폭과 심사정 강세황 최북 김수철 등 조선시대 거장 9명의 작품이 두루 담겨 있다. 예상 낙찰가는 5억~6억원.

외국 미술품으로는 미국 신표현주의 화가 데이비드 살르의 ‘무제’가 추정가 5000만원, 스페인 수제 도자인형이 1000만원에 나온다. 출품작은 내달 6~11일(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 14~17일(평창동 본사) 만날 수 있다. (02)395-03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