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달성·올림픽출전이 다음 목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박인비(25ㆍKB금융그룹)는 "사실 올해 목표가 올해의 선수상이었다"며 "이제 그랜드슬램 달성과 올림픽 출전을 새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장에서 개막한 CME그룹타이틀홀더 대회 1라운드에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시즌 최종전인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2년 연속 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다.

그는 "상금왕에는 큰 욕심이 없다"면서도 "즐기면서 치다보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혼자와 내년 가을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골프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과 같은 특별한 웨딩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날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공동 7위에 자리했다.

현재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박인비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추격을 따돌리면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
--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는데 기분은.
▲ 한국에서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내가 이룬 게 영광이다.

너무 너무 좋다.

사실 올해 목표가 올해의 선수상이었다.

그랜드슬램보다 더 하고 싶었던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더 많이 애정이 간다.

--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 상금왕인데.
▲ 작년에 상금왕을 탔고 베어트로피(최저타 선수)도 타서 두 타이틀에 대해서는 큰 욕심이 없다.

올해의 선수상만 타면 다른 것 다 놓쳐도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다.

이번 대회는 즐기면서 치다보면 상금왕도 될 수 있겠다는 자세로 나왔다.

-- 세계적 스타가 된 것을 실감하는가.

▲ 슈퍼스타의 인생을 살기에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

사실 골프만 열심히 치다보니 이런 자리에 온 것이지 않나.

내가 잘 하는 거라곤 골프 치는 것밖에 없고, 다른 분야에 대해선 아직도 배울 게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도 계속 잘 쳐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성숙해져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 올시즌을 자평한다면.
▲ 올해 무엇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작년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과 작년보다 더 잘 치는 것이었다.

결국 올해의 선수도 했고 상금도 작년보다 더 많이 벌었다.

올시즌이 아쉽다고 한다면 앞으로 어떤 시즌을 보내도 아쉽다고 할 것이다.

아쉬운 것은 전혀 없다.

-- 그랜드슬램에 1승 모자랐는데.
▲ 그랜드슬램은 올해 내 목표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것을 더 원하는 마음이 생겼고 결국 안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내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달라.
▲ 두 가지다.

US오픈 우승으로 세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을 때, 지난 주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지었을 때다.

-- 올해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라면.
▲ '올시즌엔 등수는 몇 등, 우승은 몇 번 하자'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그런 것 없이 시즌을 시작한 게 컸다.

골프는 역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순간부터 잘 안된다.

시즌 중반 그런 생각이 드니까 어려워졌다.

-- 기술적, 심리적 측면에서 달라진 것이 있나.

▲ 작년에 스윙교정을 많이 한 덕분에 올해에는 실수를 줄이고 샷도 더 좋아질 수 있었다.

우승 경험이 쌓이다 보니 우승을 앞둔 결정적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 시즌 끝나고 고칠 게 있다면.
▲ 기술적으로는 바꿀 게 별로 없다.

체력 안배에 더 신경을 쓰고 대회 스케줄링을 잘 하려고 한다.

올해 다섯 대회 연속 참가한 적이 있다.

몸 컨디션이 100%일 때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

-- LPGA 1승도 못한 한국 선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한국에 실력이 출중한 선수가 많은데 그들이 우승을 못한 것은 나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시즌 대회의 절반 이상을 우승했기 때문이다.

우승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그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

-- 향후 목표는.
▲ 올해까지 많은 것을 이뤘고 타이틀에 관한 것은 다 해봤다.

이제 한국인 첫 그랜드슬램만 남았기 때문에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했으면 좋겠다.

다른 한 가지 목표는 2016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 결혼식 날짜는 정했나.

▲ 내년 가을, 날씨가 좋은 10월이나 11월에 결혼할 것이다.

호텔보다 야외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

사실 특별한 웨딩을 생각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식을 올리는 것도 생각 중이다.

한국에서 한다.

(서울·네이플스<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김재현 특파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