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보기관의 스파이 행위를 둘러싼 인도네시아-호주 간 외교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호주 집권당의 선거전략가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포르노 스타'에 비유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21일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집권 자유당의 선거전략가인 마크 텍스터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1970년대에 활동했던 필리핀 포르노 스타와 닮은 녀석이 호주의 사과를 요구했다"는 글을 올렸다.

누가 봐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한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에 대해 호주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지칭한 언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텍스터는 문제가 불거지자 "나는 특정인을 언급한 것이 아니지만 만약 읽는 사람이 누군가를 연상하기를 원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했다가 갈수록 문제가 커지자 결국 사과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크로스비텍스터를 운영하는 텍스터는 오랜 기간 자유당의 선거자문 역할을 해왔으며 토니 애벗 총리와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벗 총리는 21일 캔버라에서 속개된 국회 질의응답 시간에 빌 쇼튼 노동당 대표로부터 텍스터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텍스터가 트위터에 올린 글들은) 저속한 표현들이며 이미 철회됐고 그에 대해 사과했다"고만 짧게 답했다.

그러나 크리스틴 밀른 녹색당 대표는 "(텍스터의 트위터 글은) 소름끼칠 만큼 끔찍한 발언"이라며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자유당의 가까운 친구이며 이번 사건은 그들이 뒤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