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직원의 최대 4분의 1을 줄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증권업황 부진과 합병 비용 등으로 크게 악화한 영업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14일 “전날 경영 현황 설명회를 열고 구조적인 영업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450명 정도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구조조정안을 본사 팀장과 지점장들에게 전달했다”며 “시기와 방법 등은 노사협의회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 급여도 내년부터 10~30% 삭감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전체 직원 수는 6월 말 현재 1661명(계약직 210명 포함)이다.

자기자본 규모로 국내 13위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테일(개인 고객들을 상대로 한 영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2 사업연도의 경우 연결 영업손실 금액이 666억원에 달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9월 증권업계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주진형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한파는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SK증권은 이달 말까지 3년차 이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도 지난달 200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약 500명의 직원 중 20%가량을 줄였고, NH농협증권은 리서치센터 인력 일부를 축소했다.

대형 증권사들도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2분기(7~9월) 영업이익이 2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9% 급감했다고 공시했다.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31억원과 235억원 영업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